"일본 땅이라고요?"..제주 노른자 땅 왜 방치되나 했더니
작성자 정보
- 머니앤머니 작성
- 작성일
본문
헐, 제주도 한복판에 있는 황금 땅을 일본이 갖고 있다고요?[땅집고] 제주도 대표 주거지로 꼽히는 제주시 노형동 한복판 노른자 땅을 일본영사관이 22년째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로드뷰
제주도 대표 주거지 중 한 곳인 제주시 노형동. 이달 기준 3.3㎡(1평)당 아파트 가격이 2022만원으로, 이도2동(2715만원)에 이어 제주도에서 집값이 두 번째로 비싼 지역이다.
그런데 노형동에서 노른자라고 꼽히는 땅이 22년째 텅 비어있어 눈길을 끈다. 동쪽으로 우체국, 남쪽으로 제주제일고와 맞닿아 있으면서, 수백가구 규모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는데 아직 개발이 안되고 있는 것. 규모도 5116㎡(1550평)으로 널찍해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탐낼 만하다. 그런데 이 부지는 수풀만 무성한 채 방치돼 있다.
땅집고 취재 결과, 이 땅은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이하 일본영사관)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제주도 핵심 노른자 땅을 일본 정부가 갖고 있다는 얘기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일본영사관은 1990년대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을 시작한 연동 택지개발사업지구에 속해 있던 이 부지를 2000년 6월 27억원에 매입했다. 새 영사관을 신축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땅을 산 지 22년 동안 일본영사관은 건물을 신축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땅값도 수직 상승했다. 매입 당시인 2000년 공시지가가 ㎡당 53만3000원이었는데, 지난해 기준 271만4000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총 면적이 5116㎡이니 전체 부지 공시가를 계산하면 139억원 정도다. 매입 금액(27억원)을 고려하면, 일본영사관은 지난 22년 동안 최소 112억원 이상 차익을 올린 셈이다. 공시지가가 아닌 시세로 따지면 이보다 더 비쌀 것으로 보인다.
현행 지방세법 비과세 조항에 따르면 외국정부가 소유한 재산에 대해서는 취득세나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즉 일본영사관이 노형동 토지를 22년 보유하고 있으면서 땅값이 올라 시세 차익이 커졌는데도, 그동안 부동산 관련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제주도 정치권에서는 일본영사관이 노형동 땅을 투기 목적으로 사들여 일부러 영사관을 신축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측이 2019년 “일본영사관이 토지 매각 의사를 보일 경우 적극적으로 매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영사관은 “당시에는 지가가 낮아서 땅을 매입했지만 외무성(외교부)에서 돈이 없다고 답변해 건물을 짓지 못했다”며 “예산이 확보되면 건물을 신축할 것”이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