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어도 괜찮을까..전문가들 "실외선 자율착용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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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야외에서는 감염 위험 20분의 1 수준..마스크 효과 적어"
"고령층·기저질환자는 개인 판단따라 마스크 착용 권고해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김서영 기자 = "실외에서는 이제 벗을 때가 됐다" vs "마스크까지 벗는 건 아직 이르다"
정부가 4일부터 '사적모임 10인·영업시간 자정까지'의 거리두기를 2주간 적용한 뒤 이르면 18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마스크 쓰기'의 경우 정부가 '2주간 유행 상황이 안정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아 실내가 아닌 실외 마스크에 한해 해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코로나19 사태 2년여간 '최후의 방역 보루' 역할을 해온 터라 당장 2주 뒤부터 마스크를 벗어도 될지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도 여전하다.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지난 미국, 영국 등 다수의 국가에서는 이미 야외 마스크 착용 수칙을 자율로 전환하면서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전파 위험도가 낮은 실외에서는 이제 국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자율화해도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다만 감염 위험이 높은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행 감소세 지속…정부 "실외마스크 해제 여부도 검토"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는 23만4천301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7일 62만여명을 최정점으로 서서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4주간 매주 일요일에 발표된 확진자 수만 보더라도 35만166명→33만4천633명→31만8천72명→23만4천301명으로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첫째 주(1.2∼8)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3천679명을 기록한 이후 3월 셋째 주(3.13∼19) 40만4천619명까지 10주 연속 일평균 확진자가 폭증하다가 11주만인 3월 넷째 주(3.20∼26·35만1천310명)부터 증가세가 꺾였다.
이에 정부는 4일부터 사적모임은 10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밤12시로 연장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더욱이 2주 후에 방역 상황이 안정화된다면 실내 마스크를 제외한 모든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무엇보다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해제까지 검토한다는 데 관심이 쏠렸다. 마스크 없이 거리를 거니는 풍경은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실내 마스크 착용은 최후까지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일 "마스크는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수칙인데다, 비용 효과성 측면에서 아주 효율적인 방어수단"이라며 "(실내)마스크 착용을 최후까지 존속시키고 이후 (해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스크는 지난 2020년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부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때 '마스크 5부제'까지 실시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이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020년 5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시작된 대구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전국으로 확산했고,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집회 현장, 대중교통 시설 등 감염 위험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감염병예방법 개정안도 2020년 10월부터 시행됐다.
작년 4월부터는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도록 방역조치가 강화됐으며, 실외에서도 2m 이상 거리를 유지할 수 없거나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일 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타인과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지금도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명확한 지침이 없고 2년여간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탓에 대부분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해왔다.
'10명·자정' 2주 더…"안정시 실내마스크외 거리두기 해제검토"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2.4.1 saba@yna.co.kr"야외 마스크 해제, 유행 영향 미미할 것…일상변화도 점진적으로"
방역당국은 국내외 연구진 분석을 종합해 신규 확진자 수가 오는 6일 30만명 미만, 20일께 20만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확진자 감소세는 지속되겠지만 2주 뒤에도 여전히 하루 십수만명대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감염 위험이 실내보다 현격히 낮은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자율로 전환하는 방안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60대 이상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을 갖고 있어 낮은 감염 가능성도 피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실내에 비해 야외는 감염 위험이 20분의 1정도 수준"이라며 "감염된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이야기하는 등 감염자의 침방울이 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감염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인이 각자의 감염 위험 판단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겨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되지만, 야외라 하더라도 사람이 붐빌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특히 60대 이상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정도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는 들어가는 비용 대비 (방역) 효과가 높은 가장 중요한 방역 조치"라면서도 "실외에서는 착용 효과도 적고,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방역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착용 해제를) 시도해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김 교수는 다만 "지난 2년 동안 국민들이 이미 상당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상생활에 적응한 상태"라며 "(조치가 해제된다고) 한 번에 (마스크 착용 방식이) 바뀌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의 경우 그 효과성에 비해 그동안 과도하게 수칙을 지켜온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스크가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중요한 수단임은 분명하지만 얼굴을 가림으로써 가져오는 사회성 발달 저하, 고립감 심화 등 사회성 측면에서의 부정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내 식당, 카페 등에서는 오히려 마스크를 벗으면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문제가 없으며, 하지 않아도 된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의 효과를 증명할 과학적 근거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그럼에도 실내 마스크 착용은 지키는 것이 좋다"며 "특히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해서 강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밖에도 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상황에서 야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다고 해도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은 없지만,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 필요성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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