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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24년만에 최저, 日 "그래도 돈 풀기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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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에 장중 원달러 환율 145엔 돌파
내년 봄까지는 日 금융완화 정책 펼 듯
정부 고위 관료는 환율개입 구두 시사

일본 엔화 지폐와 미국 달러화 지폐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이 금융완화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2일 오후 1시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2% 오른 144.85엔를 기록하고 있다. BOJ의 정책동결 결정이 공개된 직후 장중 한 때 엔달러 환율은 0.8% 뛴 145.25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엔·달러 환율이 145엔대를 돌파한 것은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3연속으로 0.75%포인트 올리는 강력한 긴축을 이어갔다. 그러나 같은 날 일본은 미국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제로(0)로 하는 기존의 대규모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BOJ는 "엔화 약세와 지속적으로 높은 원자재 가격으로 일본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상승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세계 추세와 반대로 가는 BOJ의 금융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변동성이 큰 환율에 의해 통화정책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과 임금 인상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국민의 고통이 가중시키는 만큼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실제 엔화 약세에 국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겹쳐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8월 2.8% 상승했다. 이는 199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2014년 소비세율 반영효과 제외)이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 상황에서 미국, 유럽,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돈 죄기(양적긴축) 정책을 펴고 있고 일본만 유일하게 금융완화를 유지하고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이같은 일본의 금융완화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히데 키우치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내년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퇴임 전까지는 BOJ가 금융정책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1달러 145엔에 이어 당국의 강력한 경계선인 1990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47엔, 150엔 등에 도달하면 정부가 환율 개입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의 기록적인 약세가 이어지자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14일 환율 개입과 관련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취하는 것을 논의 중이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정부 관료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 중 가장 강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BOJ도 시장 개입의 사전 단계로 알려진 '환율 점검'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환율에 개입할 때 '구두개입→호가 확인→시장 개입'의 3단계 절차를 밟는다.

다만 현재 환율 움직임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측면이 큰 데다 과거의 전례를 봤을 때 BOJ가 개입한다고 해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게 시장의 분위기다.

한편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은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인 1998년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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