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때보다 싸진 주가밸류에이션.."섣부른 바닥평가 위험"
작성자 정보
- 머니앤머니 작성
- 작성일
본문
20일 기준 PBR 0.64배..2008년 저점 0.78배·2003년 카드사태 0.72배보다 낮아
"감염증 특유 심각한 파장, 지표만 봐선 안돼"..과도한 저평가구간 의견도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주가가 금융위기 때보다 싸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증권가는 코로나19가 북미, 유럽 등으로 급속히 확산돼 공포가 커져가는 현 상황에서 섣부른 바닥 평가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로 지난 20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108.51포인트(7.44%) 급등한 1566.15로 마감하며 1500선을 회복했지만 PBR은 0.64배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저점인 0.78배(2008년 10월 27일)를 밑돌았다. 이는 IT 버블 붕괴 이후 카드 사태 및 내수 침체가 겹쳤던 2003년 저점인 0.72배(2003년 4월28일)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PBR은 주가가 순자산(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의 합계) 가치의 어느 수준에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청산가치에도 못미친다는 뜻이다. PBR은 증시의 바닥을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그러나 과거 경제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는 사람들의 경제활동 자체를 중단시키는 감염증 특유의 심각한 파장을 낳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 밸류에이션 지표만으로 현 주가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를 봤을 때 시장이 냉각된 것도 맞고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도 맞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극단의 공포가 결국 글로벌 경제나 시장의 펀더멘털 파국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숫자를 믿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처참한 수준의 결과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시기일 수록 부화뇌동격의 투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실물경제 회복 신호가 보여야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승화 유화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거대 소비 시장인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며 "급락할 때 투자하는 것 보다, 급락이 진정되고 횡보시간을 가진 이후에 들어가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여전히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1500선을 밑도는 것은 올해와 내년 순이익이 60조원에 그친다는 뜻"이라며 "현재 예상 순이익(100조원)이 하향조정될 여지는 있지만 IT·금융 섹터 이익만으로 60조원에 달하는 점을 생각하면 현 주가지수는 비관적 전망을 과도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관련자료
-
첨부등록일 2020.03.22 11:33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