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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러시아…"선택적 디폴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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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 : 2022.03.02 16:00
  • 수정 : 2022.03.02 16:01

미국 등 서구의 경제 제재로 루블화 가치 폭락

수입 물가 폭등으로 하이퍼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의 현금성 보유외환 120억 달러 추정

외화 반출 제재 및 이자지급 유예…선택적 디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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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한 은행 앞에 러시아 사람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섰다. (사진 로이터)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금융제재를 방어하고 있으나 루블화가 크게 폭락하는 등 '국가부도' 선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주요국, 캐나다, 일본, 한국 등이 지난 주말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차단한 데 이어 미 재무부도 러시아 중앙은행·국부펀드·재무부와의 거래를 차단했다.

루블화 가치는 30% 이상 폭락하며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고 러시아인들은 현금부족을 우려 현금인출기(ATM)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달러 수요도 폭증해 환전소마다 루블화를 외화로 바꾸려는 이들로 넘쳐났다. 달러가 동이 나자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는 달러와 유로화를 거래하는 앱 서비스를 중단했다.

러시아 시민 스베틀라나 파라모노바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일단 현금을 찾아 집에 보관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제프리 할리 오안다 아시아 경제분석가는 "러시아에서 지난 주말부터 뱅크런(대량예금인출사태)이 시작했다"며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러시아 은행 시스템이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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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MOEX 지수 (출처 인베스팅닷컴)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지난달 28(현지시간)부터 이달 1일까지 휴장을 결정한 가운데 2일 개장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휴장을 결정한 이유는 외국인들이 러시아 주식과 부동산, 채권 등을 처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어나면 달러 수요가 급증해 루블화는 더욱 폭락할 수 밖에 없다.

러시아는 많은 생필품을 수입하는 데 루블화 폭락으로 생활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거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엘리나 리바코바는 국제금융협회(IIF) 이코노미스트는 "대러 제재로 러시아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GDP는 적어도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러시아는 6310억 달러에 이르는 높은 보유외환, GDP의 20% 수준인 낮은 정부부채, 높은 원자재 가격으로 서방의 제재를 버틸 수 있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제재가 시작하자마자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이 별로 없다는 분석 나오고 있다.

마이클 번스탬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러시아 전체 보유외환 가운데 중앙은행이 현금으로 쥐고 있는 액수는 120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4000억 달러를 뉴욕·런던·베를린·파리·도쿄 등 해외 금융기관에 맡겨 뒀는데 이번 제재에 그대로 묶여 버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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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미국은 러시아 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국 압박에 나섰다. 이는 중국이 러시아 원자재 수입하고 그 대금을 위안화로 주면 제재의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WSJ은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나 기타 국가가 대러 제재에 반하는 활동을 하면 그들 또한 제재 대상에 오를 것"이라며 "이번 제재는 중국을 향해 대만을 공격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 주는 타산지석의 의미도 있다"고 경고했다.

혼돈에 바진 러시아는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대폭 상향했고 거주자의 해외은행 계좌로 외화자금 이체제한, 비거주자에 대한 외화부채 상환금지, 외국인 투자자 배팅 및 이자지급 유예,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 매도 금지 등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러시아 보유자산을 매각하기 어려워지게 됐다. 이는 사실상 선택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과 마찬가지로 결국, 러시아가 발행한 역외채권 금리가 24%를 넘어섰다.

CNBC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전문가이자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막시밀리안 헤스 연구위원은 "러시아의 선택적인 디폴트를 예상한다"며 "이미 완전한 예금 대량인출이 진행되고 있고, 많은 것들이 그 과정에서 내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루블화 폭락에 따른 국민의 불만이 급격히 커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이런 극단적인 경제 상황에서도 지금과 같은 전면전을 유지할지 우크라이나 정부와 적정선에서 타협할지 푸틴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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