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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채 2200조, GDP 역전" 언론의 '반복된 거짓' [오마이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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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재무제표상 부채'를 '국가부채'로 섞어서 보도..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왜이러나

[김시연, 김예진 기자]

 
▲  얼마 전까지 올해 나랏빚(국가부채)이 1000조를 돌파한다고 보도했던 언론은 최근 국가부채가 2000조를 돌파해 GDP를 초월했다고 보도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검증대상] "국가부채 2200조, GDP 역전" 언론 보도
  
- 나랏빗 1000조인데... 추가세수 퍼주기 급급한 정치권(<국민일보>, 2022년 1월 17일)
- 나랏빚 올해 첫 1000조 돌파... 2025년 1416조원까지 불어난다(<서울신문>, 2022년 2월 2일)
 
- 국가부채 2000조 처음 넘어 문정부 5년간 763조 늘었다(<조선일보>, 2022년 4월 6일)
- 나랏빚 2196조... 새 정부 발목 잡나(<아주경제>, 2022년 4월 6일)
 
얼마 전까지 언론에서 올해 1000조 원을 돌파한다고 했던 '나랏빚(국가부채)' 규모가 갑자기 2200조 원으로 불어났다. 심지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2021년 명목 GDP 약 2057조 원)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는 기획재정부(아래 기재부)가 지난 5일 '2021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서 지난해 '국가재무제표상 부채'가 약 2196조 원이라고 발표한 직후 나온 보도다.

과연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2200조 원에 이르고, GDP를 넘어섰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지난해 국가채무는 976조, GDP 대비 47%대

먼저 '나랏빚 1000조' 보도는 정부가 지난해 8월 올해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국가채무(D1)' 2022년 추정치(약 1068조 원)로 국가부채 지표 가운데 하나다. 반면 '나랏빚 2196조'는 2021년 '국가재무제표상 부채' 총액일 뿐 '국가부채' 지표는 아니다. 지금까지 상당수 언론은 해마다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재무제표상 부채'도 '국가부채'나 '나랏빚'인 것처럼 보도했다.

기재부는 지난 5일 보도자료에서 '재무제표상 부채(liability)' 총액은 전년 대비 214.7조 원(10.8%) 증가한 2196.4조 원이지만, "국가(중앙・지방정부)가 상환의무가 있고 지급시기와 규모가 확정된 채무"인 '국가채무(debt)'는 전년도보다 120.6조 원 늘어난 967.2조 원이라고 구분해서 발표했다.
 
▲  기획재정부는 4월 5일 '2021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서 ‘재무제표상 부채(liability)’ 총액은 전년 대비 214.7조 원(10.8%) 증가한 2196.4조 원이지만, “국가(중앙?지방정부)가 상환의무가 있고 지급시기와 규모가 확정된 채무”인 '국가채무(debt)'는 전년도보다 120.6조 원 늘어난 967.2조 원이라고 구분해서 발표했다.
ⓒ 기획재정부
 
기재부는 재무제표상 부채에 포함된 연금충당부채(약 1138조 원)는 미래에 약 70년 이상에 걸쳐 지급할 공무원·군인연금의 현재가치액이라면서, "IMF 등 국제기준에 따라 국가 간 비교 시 사용되는 재정통계(부채 등)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나랏빚'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부분 언론은 본문에서는 '국가채무'가 1000조 원에 육박했다고 보도하면서도 정작 기사 제목에선 마치 '국가부채'나 '나랏빚'이 2000조 원을 돌파한 것처럼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 행태는 과거에도 계속 반복됐다. 기재부가 지난해 4월 6일 2020년 '국가재무제표상 부채'가 약 1985조 원이었고 국가채무는 약 847조 원이라고 발표했지만, 당시 언론도 '국가부채가 2000조 육박'했다거나 '나랏빚 1985조 원, 사상 첫 GDP 추월'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기재부는 "국가재무제표상 부채는 국가채무와 다른 개념"이라고 반박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그해 4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국가채무와 국가부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란 제목의 글에서 "통상 '나랏빚'으로 지칭되는 국가채무는 국가재정법 등 관련법령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상환의무가 있는 채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런 언론 보도는 박근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재부는 지난 2017년 4월 4일, 전년도 국가부채가 1400조 원이 넘는다는 당시 언론 보도에 대해 "우리나라는 IMF의 국제기준에 따라 국가채무(D1), 일반정부 부채(D2), 공공부문 부채(D3) 등의 부채 통계를 산출·공개하고 있으며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하지 않는다"면서 "재무제표상 부채를 국가부채로 표현하는 것은 국제기준에 따른 국가채무와 혼동을 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 정부가 산출해 발표하는 국가부채 지표는 크게 세 가지다. ▲ '국가채무(D1)'는 국채, 차입금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갚아야 할 빚이다. ▲ '일반정부 부채(D2)'는 D1에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IMF, OECD 등 국제비교 기준이 되고 있다. ▲ 공공부문 부채(D3)는 D2에 공기업 부채를 포함시킨 것이다.
 
▲  2020년 기준 정부의 포괄범위에 따른 부채 산출 결과. 국가채무(D1), 일반정부부채(D2), 공공부문 부채(D3)로 구분하고 있다. 자료 : '국가채무와 공공부문 부채 분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국가회계 재정통계 Brief>. 2022.3.10
ⓒ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6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연금충당부채까지 포함한 국가재무제표 상 부채를 모두 '국가부채'라고 하는 것은 언론의 착각이나 오류"라면서 "나랏빚의 정의는 다양해서 D1, D2, D3 모두 쓸 수 있지만 국제비교 기준인 D1이나 D2로 하는 게 혼동 여지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 국가채무(D1) 847조 원, 일반정부 부채(D2) 945조 원, 공공부문 부채(D3) 1280조 원으로 각각 GDP 대비 43.8%, 48.9%, 66.2%였다. 2021년 기준으로 GDP 대비 D1 비율이 47%대로 늘었지만 국가부채가 GDP 규모를 넘어섰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국제비교 기준인 일반정부 부채(D2)의 경우 2020년 선진국 평균 12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의 국제 비교. 2020년 기준 한국은 48.9%로 선진국 평균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자료 : '국가채무와 공공부문 부채 분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국가회계 재정통계 Brief>. 2022.3.10
ⓒ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이 위원은 "과거에는 언론에서도 잘 몰랐을 수도 있지만, 기재부도 지난해부터 오해 소지 없게 보도자료를 쓰고 있는데도 2000조라는 숫자를 앞세워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런 보도는 1000조 원도 괜찮은 것처럼 국가부채에 대한 경각심도 떨어뜨려, (정부 재정지출 규모를 늘리고 싶은 사람, 국가부채를 줄이려고 하는 사람)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선 정부가 '국가채무(D1)'만 나랏빚인 것처럼 발표해 혼선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있다. 사단법인 한국감사인연합회는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서('국가부채 통계의 왜곡 시정과 정상화된 재정관리가 긴요하다')에서 "가계부채, 기업부채, 그런데 국가는 채무란 용어를 쓰고 있어 이를 국가부채와 동의어로 아는 일반인들은 혼란스럽다"면서 "OECD 회원국답게 발생주의-복식회계를 제대로 반영하여 통계상 국내용 '국가채무'(D1)를 아예 쓰지 말고 '국가부채'(D2)라는 국제비교 가능한 용어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윤 한국감사인연합회 회장(아주대 경영대학 명예교수)은 6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우리나라 D2도 연금충당부채 같은 비확정부채는 제외해 불완전하다"면서 "국가도 민간기업처럼 법적 채무뿐 아니라 추정된 정부지급의무인 충당부채를 국가부채에 포함시켜 부채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상민 위원은 "국가회계를 현금주의보다 발생주의로 인식하는 게 더 합리적인 건 맞지만 '재무제표상 부채'로는 다른 나라와 비교가 불가능하다"면서 "기업회계기준으로 충당부채를 포함하는 게 맞지만, 정부회계기준으로는 (연금충당부채를 제외한) 발생주의적 개념의 D2로 비교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검증결과] "국가부채 2200조 원, GDP 역전" 보도는 언론의 '반복된 거짓'

일부 언론은 2021년 국가결산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2196조 원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1138조 원에 이르는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까지 포함한 '국가재무제표상 부채' 총액으로 '국가부채' 지표는 아니다. 실제 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D1)는 약 967조 원으로 GDP 대비 47% 수준이다. 따라서 지난해 국가부채가 2200조 원에 육박해 GDP 규모를 넘었다는 언론 보도는 '거짓'으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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