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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거래 정지'..쌈짓돈 묶인 개미들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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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1년 전까지 거래 대금이 5500억원까지 갔는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안타깝다.", "피 같은 내 종자돈을 어떻게 하면 좋나." 포인트모바일에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매매거래 정지 소식을 듣고 쏟아낸 말들이다. 기업 감사보고서에 대한 비적정 의견 등으로 매매거래 정지 종목이 잇따르면서 해당 기업에 투자했던 개미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돼 거래가 불가능한 종목은 40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매매거래가 정지된 종목이 118개인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 가까이가 올해 3월부터 지정된 것이다.

쌍용차 인수(M&A)에 실패한 에디슨EV는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지난 달 30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에디슨EV는 대주주의 주가 조작 논란 등에 휩싸이며 금융 당국의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상폐가 확정된 건 아니다'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에디슨모터스가 에디슨이브이를 상대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며 빼낸 500억원을 다시 입금해도 상폐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를 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과 협력 관계를 맺어온 포인트모바일도 2021년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으면서 상폐 위협을 받게 됐다. 코스닥 상장 규정상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하며 즉각 거래가 정지된다.

벤처 1세대로 벤처기업협회 회장까지 지낸 안건준 대표의 크루셜텍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크루셜텍에 대해 "최근 5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이 확인되는 경우 상장폐지가 우려된다"라고 밝히며 같은 달 17일부터 매매거래를 정지시킨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결산 시즌인 3월 말과 4월 초에는 결산보고서 미제출이나 감사보고서 비적정 의견 등의 사유로 매매거래 정지가 잦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거래 정지는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포인트모바일의 경우 아마존으로부터 지분 투자와 장기 공급 계약을 진행할 만큼 대외 신뢰도를 구축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에디슨EV도 매매거래 정지가 되기 전날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자 단타에 뛰어들었던 개미들의 자금이 묶여버리는 사태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사고가 터지고, 수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본 후에야 조치에 나서는 것은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금융당국에서도 상장 당시부터 내부 통제 시스템 등을 평가하고,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시장은 내부 통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뒤떨어져 있다"며 "(당국의 조치 이전부터) 기업 내부에서도 독립적인 감독과 이를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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